20120228-20120301 개강전 멘붕여행 - 발단
그렇다... 나와 동생님은 심지어 개강 전날까지 교토에 있었다.
그리고 여행기간인 2박3일 내내 멘붕에 시달렸다.
내가 왜 여기 있지...? 내일모레/모레/내일이면 개강인데... 돈이 없어... 근데 여기 있어...
이런 대화를 끊임없이 서로 주고받으면서 멘붕 상태에 빠져들었다.
그러나 그러한 우리의 정신상태와 무관하게, 겨울의 끝자락에 접어든 교토는 너무나 아름다웠다.
그리고 우리는 점점, 그러한 멘붕 상태라든지 우리를 기다리는 개강, 수업, 돈, 그 모든 것을 잊고 교토에 빠져들었다...
여행의 발단은 2월 중순, 오랜 유럽여행바라기에 지친 내가 일본 항공권을 '재미삼아' 검색해보면서부터였다.
처음 검색한 루트는 인천-후쿠오카 왕복이었다. 나는 유럽여행보다 먼저, 남큐슈 여행을 꿈꾸었었기 때문이다.
나는 후쿠오카로 들어가서 가고시마로 신칸센을 타고 내려가는, 꽉찬 4박5일 내지는 느슨한 6박7일의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혹 필요하다면 연락해도 좋다. 크크. 사쿠라지마, 센간엔, 아오시마, 우도신궁, 다카치호 등 내가 가보고 싶었던 남큐슈 스팟들이 다 담겨있다!) 그리고 그 계획에 따라, 우선은 부산-후쿠오카 간 각종 선박편을 알아보았다.
그런데 생각 외로 선박편은 너무나 비쌌다... 왜냐하면 나는 서울에 살기 때문이었다. ㅋ. ㅋㅋ. ㅋㅋㅋ...
그리고 생각 외로 비행기편이 쌌다... 나는 항공편 검색에 들어가면서, 인천-후쿠오카 대한항공 왕복편이 약 1주일의 기간 동안 택스제외 20만원에 나온 것을 발견했다. 이것은 기적이었다...! 저가항공에 꿀리지 않는 가격대였다! 과연... 인천과 후쿠오카를 잇는 국제편이 많아지면서 대한항공도 긴장하는 것인가...!
그러나 나는 곧 여기에서 흥미를 잃었다. 그래봤자 난 갈 수가 없어(...) 갈 생각 안 하고 찾긴 했지만, 찾다보니 가고 싶어진 것이다. 그런데 나는 지금 상황에서 근 일주일을 여행하겠다고 말할 수가 없었다... 흑흑...
그러다가 나는 결국 오사카 왕복 항공편을 찾아보기에 이르렀다.
이건 정말 장난삼아였다... 갈 수 있을 리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생각은 금방 바뀌고야 말았다. 왜냐하면... 왜냐하면...!
일본항공 김포-간사이 왕복편이 택스제외 15만원에 나온 것을 발견해버린 것이다!!!!!!!!!!! 택스를 붙여도 30만원 정도. 여기에 게스트하우스 도미토리에 숙박하고 싼 음식만 먹으면서 걸어다니면 50만원에 가능해!!!!!!!!
시간대도 놀라웠다 ㅠㅠ 가는 시간대는 12시대였는데, 이것은 엠티 핑계를 대면서 나와도 가능한 시간이었다...
오는 시간대는 3시대였는데, 오전시간을 충분히 활용하면서도 집에 늦지 않게 도착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결심해버리고 말았다...
그래, 이 비행기를 타고 일본에 가자!
그런데 이 가격은 2월 28일에만 가능했다. 그리고 1박2일로 갈 거라면, 가지 않는 게 나아!
그래서 2박3일이 되었다.
그리고 동생님을 꼬셨다.
그리고 동생님은 넘어오셨다.
그런데 나는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다. 15만원 좌석이 한 자리밖에 안 남고, 그 다음 싼 가격이 29만원이 되었다...
그런데 15만원짜리 대기해봤자 나올 거 같지가 않았다 ㅠㅠ
결국 나는 50만원 계획을 포기했다. 그래도 1인당 57만원이면 나쁘지 않다고 나를 위로하면서...
그리고 이 비행기 티켓을 결제하면서, 2월24일 당시 나와 동생의 통장 잔액은 만원대가 되었다.
기대할 것은 27일에 들어올 용돈, 그리고 26일에 만기되는 (유럽)여행예금이었다.
그렇다... 나는 유럽여행 자금을 깨서 일본에 갔다. 흑흑...
그래서 유럽에 가려면 올해 말에나 가능하게 되었다... ㅋ... ㅋㅋ... 눈에서 땀이 나네... 하하...
어쨌든 2월 27일, 일본으로 뜨기 하루 전, 일본에서 쓸 돈으로 3만2천 엔을 환전했다. 한화로 약 45만원.
조금 넉넉하게 했는데, 동생님이 일본에서 사고 싶은 물품이 있다고 해서... 나도 생각해보니 딱 우리 가는 기간에 일본 사쿠라 텀블러가 나오길래 그걸 사야겠다 싶어서 비상금을 좀 늘렸다... ㅋㅋ...
그래... 가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