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회-

실천단 해단하기 전 마지막(이래봤자 두번째) 토론회.
촛불집회가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 그 속에서 우리(대학생)가 할 수 있고 또 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이 촛불집회에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는 본질은 무엇인가.
... 등등에 관한 토론회였습니다.

촛불집회에 나온 사람들이 단지 100여 일 집권한 2MB정부 때문에 나온 것이 아니라,
그 이전부터, 길게 잡으면 21년 전 민주화 후부터 쌓인 불만 때문에 나온 것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었습니다.
월스트리트 저널 아시아판에 지난 2일 실린 기사의 인터뷰에 따른 것이지요.
민주화가 되면 공직자를 직접 선출할 뿐 아니라, 삶이 좀 더 나아질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으니까요.

촛불집회가 처음 시작된 것은 광우병 쇠고기 수입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단순히 그 문제로만 고려되어서는 안 됩니다.
2MB정부가 그토록 쇠고기 수입에 매달리는 것은, 그것이 한미FTA의 선결조건이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한미FTA에 대한 장밋빛 환상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경제란 무엇입니까?
과연, 기업이 살아야 나라가 살고, 국민이 산다는 말은 사실입니까?

FTA가 체결되면 나라가 잘 산다고요?
지금도 기업을 위해서 고환율을 유지하면서, 서민들 죽어나는 소리를 무시하고 있는데
기업 위한답시고 FTA 체결하면 우리는 또 어찌 되려나요.

농경사 경호학우의 말과 이어진 단장님, 덕일씨의 대답에 웃긴 했지만 속이 쓰렸습니다.
회사가 배려해주면 생산효율이 올라갈 수도 있고, 그건 선순환이 될 수 있지만-
그걸 빌미로 회사는 노동자를 더 쥐어짜려 할 것이라고.
기업이 망하면 노동자들이 다 잘리기 때문에-
그걸 이용해서 오히려 '다 죽는 것보다는 소수가 잘리고 나머지가 사는 것이 낫지 않느냐'며
정리해고를 정당화하려 할 것이라고.
그렇기 때문에 덕일씨의 질문, '현 시점에 구조조정을 해야 합니까?'에 대한 답은
'시점이 어떻든, 정황이 어떻든 기업이 살기 위해서는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가 나온다는 것.
그리고 그 가운데에서 우리들의 삶만 더욱 팍팍해지겠지요.

가만히 앉아서 토론을 들으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토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한 것은 ... ... 유감이네요. ^^;;
역시 저는 말하면서 정리하는 타입이라기보다는-
생각하며 글쓰며 정리하는 타입인가 보아요.

실천단은 해단했지만, 이 의제 가지고 계속 나아가 보죠.
어디 끝장을 봅시다.